대회 취지문

이성의 발달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가?


“이성(reason)”이란 논리적 추론과 수학적 연산을 할 수 있는 능력, 말을 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 주어진 현상의 원인을 찾아내고 설명할 수 있는 능력,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성취하기 위한 최적의 수단을 찾아낼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자신의 믿음과 행동의 이유(reason) 또는 근거를 반성하고 성찰할 수 있는 능력을 총칭하는 표현입니다. 서양철학의 고전적 전통에서 이성은 인간을 다른 동물들과 구별시켜주는, 오직 인간만이 갖고 있는 본질적 능력으로 이해되어 왔습니다. 더 나아가 많은 서양철학자들은 이성적 능력을 발달시키는 것이 행복한 삶을 누리는 것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행복한 삶의 본질이 바로 이성적 활동의 탁월한 수행에 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18세기 계몽주의 철학자들은 근대의 과학혁명으로 상징되는 이성의 발달이 인간 사회와 문명에 획기적 진보를 촉발시키고 이에 따라 인류의 번영과 행복을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계몽주의 철학자들의 이러한 생각은 상당한 타당성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가령 인류 역사에서 기아와 질병은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주범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성의 발달에 따른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농작물의 생산이 크게 증가하고 수많은 질병에 대한 치료법과 예방법이 개발됨에 따라, 오늘날 기아와 질병으로 인해 사망하는 인구의 비율은 획기적으로 감소하였고 평균 수명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또한 냉장고와 세탁기, 자동차와 비행기, 오디오와 TV,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수많은 문명의 이기(利器)를 만들어냄으로써 인간이 오랫동안 꿈꿔왔던 것들뿐 아니라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가능성들을 하나하나 실현시키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는 오늘날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되었고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다양한 여가 활동과 문화 활동을 향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성의 발달은 또한 민주주의와 보편적 인권의 이념을 확산시켰고,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노예제가 철폐되고 노동자의 권리가 신장되며 성차별과 인종차별 및 소수자 차별의 부당성이 널리 공유되도록 하는데 크게 기여하였습니다.

그러나 과연 계몽주의 철학자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이성의 발달이 인류의 행복을 보증할까요?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어쩌면 이성의 발달로 인해 인류의 행복은 오히려 위협을 받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날 인류가 기아와 질병의 위협에서 크게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이성의 발달에 따른 과학기술의 발전은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들을 탄생시켰고, 이에 따라 우리는 오늘날 전 지구적 규모의 전쟁이 벌어질 경우 인류 전체가 절멸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미 인류는 20세기에 무려 7천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두 차례의 참혹한 세계대전을 겪은 바 있으며, 오늘날 전 세계에 존재하는 약 1만 5천개의 핵무기는 단숨에 수십억 명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가공할 파괴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 지구적 전쟁의 위협과 더불어,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는 생태계의 파괴 또한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성의 발달은 우리에게 물질적 풍요와 편리함을 가져다주었지만, 이를 위해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라는 삶의 형태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이에 따라 경제 발전이 가속화됨에 따라 오늘날 우리는 미세먼지 등의 공해 문제, 쓰레기와 산업폐기물의 범람, 오존층의 파괴, 지구 온난화, 생물 다양성의 감소 등 심각한 생태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각국이 자국의 번영을 위해 효율적인 경제 성장에 최우선적인 역점을 두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감안한다면, 과연 21세기 인류가 앞으로도 자신의 문명을 지탱해나갈 수 있는 지속가능한 발전의 해법을 찾아낼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이성의 발달과 더불어 전 지구적 전쟁의 위협과 생태계의 파괴라는 두 가지 중대한 문제가 초래된 것에 더해, 최근 인공지능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우리에게 대량 실직 사태와 초양극화라는 또 다른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킬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을 응용한 다양한 기계의 등장으로 각종 제조업계와 서비스 업계, 금융계, 의료계, 법조계, 언론계, 그리고 심지어 예술 창작에 이르기까지 사회의 전방위적 영역에서 인간에 의해 수행되던 일이 이미 일부 인공지능 기계로 대체되었거나 아니면 앞으로 대체될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자율주행 차량과 자동번역기의 급속한 발전 또한 앞으로 관련 업무 종사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 분명합니다.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멀지 않은 미래에 대량 실직 사태가 초래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정부가 모든 국민에게 노동 여부와 상관없이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돈을 지급해야 한다는 기본소득 제도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실제로 스위스에서는 이미 2016년 6월 기본소득 헌법개정안에 대한 국민투표가 실시된 바 있습니다.

물론 노동은 고된 것이므로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사회에서는 오히려 개개인의 행복이 증가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노동은 단지 소득을 얻는 수단이 아니라 일에서 얻는 보람과 사회적 관계의 참여를 통해 자아를 실현하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최근 우리 학교 공대의 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약 70년 후인 2090년에는 전 세계 인구 중 단지 0.003%에 해당하는 첨단 IT 기업 경영자와 연구원, 정치인, 인기 연예인 등의 이른바 “플랫폼 스타”들이 고급 일자리의 대부분을 독점하고, 나머지 99.997%에 달하는 대다수 사람들은 플랫폼에 종속되어 인공지능 로봇과 힘겨운 일자리 경쟁을 벌이거나 기본소득으로 근근이 생활을 영위하는 신세로 전락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사회에서 우리는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요?

인공지능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이성의 발달과 행복간의 관계에 대해 우리에게 좀 더 근본적인 문제를 또한 제기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논리적 추론과 수학적 연산 능력은 플라톤 이래 19세기 말까지 이성적 사고 능력의 전범으로 간주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20세기 들어와 컴퓨터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이제 인간은 논리적 추론과 수학적 연산에서 컴퓨터의 상대가 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습니다. 20세기 후반 시작된 인공지능 연구는 논리적 추론과 수학적 연산을 넘어 인간의 모든 이성적 사고 활동을 컴퓨터로 구현해보고자 하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2000년대 이후 딥러닝(deep learning)으로 대표되는 머신러닝 기술에 근거한 인공지능 연구의 급격한 발전은, 주어진 프로그램만을 수행하는 종래의 인공지능을 넘어 관측 데이터에 기반하여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인공지능을 탄생시키게 되었습니다. 그 한 사례가 바로 2016년 3월 이세돌 기사를 연파함으로써 전 세계에 엄청난 충격을 준 구글의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입니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인간의 이성적 사고 능력을 어디까지 구현할 수 있을지, 아직 아무도 그 답을 알고 있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만약 미래의 인공지능이 인간의 이성적 사고 능력 대부분을 구현할 수 있다면, 인간의 본질을 이성에서 찾은 서양철학의 고전적 전통은 어쩌면 잘못된 생각 아니었을까요? 행복한 삶의 본질을 이성적 활동의 탁월한 수행에서 찾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 또한 잘못된 것 아니었을까요? 인간을 정말 인간답게 만드는 것, 인간의 본질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성이 아니라 혹시 상상력이나 창의력, 감정, 감수성, 또는 공감 능력인 것 아닐까요? 그렇다면 인류의 행복과 우리 개개인의 행복을 위해 정말로 필요한 것은 이성의 발달이 아니라 오히려 상상력이나 창의력, 감정, 감수성, 또는 공감 능력의 발달이 아닐까요?

지금까지 인류의 역사는 곧 이성 발달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성의 발달을 통해 근대의 자연과학 혁명이 이루어졌고 이는 오늘날의 찬란한 과학기술 문명을 낳게 되었습니다. 인간 이성의 발달은 이제 바로 이러한 이성적 능력을 인간만큼 또는 인간보다 더 잘 구현하는 인공지능 기계를 만들어내고자 시도하는 단계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번 제4회 SNU 토론한마당은 이러한 이성의 발달이 과연 인류 전체의 행복과 우리 개개인의 행복에 있어 어떤 의의를 갖고 있는지 논의하고 토론함으로써,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될 이성의 발달이 어떠한 결과를 낳을 것인지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행사 안내



  • 참가대상 서울대학교 학부 재학생
  • 예선접수기간 2018년 8월 1일(수)~9월30일(일)
    *예선 입론문 마감
  • 예선결과발표 2018년 10월 12일(금)
  • 본선대회 2018년 11월 14일(수) 오전 10:00-오후 5:00
  • 접수 및 문의 관악토론한마당 홈페이지 (debate.snu.ac.kr)


  • 토론주제 “이성의 발달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것인가?”
  • 참고자료 (4종) 마이클 린치, 최훈 옮김, 〈이성예찬〉 (진성북스 2013)
    프란스 드 발 지음, 최재천/안재하 옮김, 〈공감의 시대〉 (김영사 2017)
    유발 하라리, 김명주 옮김, 〈호모 데우스〉 (김영사 2017)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 (기타 참고 가능한 자료는 리플렛 참조)

    기타 참고 가능한 자료
    프리드리히 실러, 윤선구 외 옮기고 씀, <프리드리히 실러의 미적 교육론> (대화문화아카데미 2015) 중 12번째 편지
    스티븐 핑커, 김명남 옮김,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9장 (사이언스북스 2014)
    브라이언 크리스천, 톰 그리피스 지음, 이한음 옮김 <알고리즘, 인생을 계산하다> (청림출판 2018)
    조나단 하이트, 왕수민 옮김, <바른 마음> (웅진지식하우스 2014)
  • 시 상 대상 (1팀) 200만원,
    금상 (1팀) 100만원,
    은상 (2팀) 각 50만원,
    동상 (4팀) 각 30만원,
    장려상 (8팀) 각 20만원
대회 일정
일시구분대상내용
8/1(수)~9/30(일)예선 접수예선 신청자-신청 접수
-입론문 접수
접수처 : 관악토론한마당 홈페이지
10/12(금)본선 발표본선 참가대상홈페이지에서 확인
10/15(월)본선 참가자 대상 오리엔테이션본선 참가대상장소 추후 공고
11/14(수)토론 대회 (10:00~17:00)-본선 참가대상
-청중평가단
오전 : 16강, 8강, 4강 경기
오후 : 준결승, 결승 경기
장소 : 61동 대형 강의실 및 세미나실
예선 접수 안내
본선 참가팀: 예선 심사를 거쳐 총 16팀을 본선 진출팀으로 선정합니다.

팀 구성: 팀은 최소 2명~최대 5명으로 구성 가능합니다. 각 팀은 매 시합마다 등록된 팀원 중에서 2명을 선발하여 자유롭게 선수 구성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토론 시합이 시작된 후 중간 선수교체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예선 접수 방법: 접수기간 내에 예선 신청서와 예선 입론문을 모두 제출해야만 지원 등록이 완료됩니다. 편의를 위해 예선 신청서를 먼저 제출하고 난 후, 예선 입론문을 나중에 등록 제출할 수 있습니다.

입론문 작성 방식 : 토론대회 취지문을 상세히 읽고, 대회 주제에 대한 팀의 입장을 먼저 개진합니다. 참고자료 중 최소한 한 종을 택하여 자신의 입장에 따라 논거를 구성합니다. 그러나 참고도서 자료에 한정해서 논의할 필요는 없습니다. 각 토론 팀의 고유한 의견, 관점 등을 뒷받침하는 직접 경험이나 간접 사례 등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예선접수 신청
필수 참고자료 (4종)
• 마이클 린치, 최훈 옮김, 〈이성예찬〉 (진성북스 2013)
• 프란스 드 발 지음, 최재천/안재하 옮김, 〈공감의 시대〉 (김영사 2017)
• 유발 하라리, 김명주 옮김, 〈호모 데우스〉 (김영사 2017)
•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 (기타 참고 가능한 자료는 리플렛 참조)

기타 참고 가능한 자료
• 프리드리히 실러, 윤선구 외 옮기고 씀, <프리드리히 실러의 미적 교육론> (대화문화아카데미 2015) 중 12번째 편지
• 스티븐 핑커, 김명남 옮김,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9장 (사이언스북스 2014)
• 브라이언 크리스천, 톰 그리피스 지음, 이한음 옮김 <알고리즘, 인생을 계산하다> (청림출판 2018)
• 조나단 하이트, 왕수민 옮김, <바른 마음> (웅진지식하우스 2014)

본선 토론 진행 방식

본선 토론 진행 방식 (총 44분, 숙의시간 포함)
숙의시간: 팀당 1회(2분) 사용
  • 주장 1 팀

    (갑) 입론 [4분]
  • 주장 2 팀

    (갑) 입론 [4분]
  • 각 팀

    (갑) 상호질의응답 [6분]
  • 주장 1 팀

    (을) 반박 [4분]
  • 주장 2 팀

    (을) 반박 [4분]
  • 각 팀

    (갑/을) 자유토론 [12분]
  • 주장 1 팀

    (을) 최종 발언[3분]
  • 주장 2 팀

    (을) 최종 발언 [3분]
용어 설명

입론: 각 팀의 (갑) 팀원이 각 팀의 입장과 근거를 제시하는 단계. 입론을 펼치는 과정에서 각 팀에서 준비한 세부논점이 제시된다.

상호질의응답: 각 팀의 (갑) 팀원이 상대측의 입론 내용에 대하여 질문하는 단계. 상대측 입론에서 제시한 근거의 사실성을 확인하거나, 논증의 건전성을 확인한다. 쌍방향으로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다. 단, 질문자 측에서는 상대측 입론에서 제기한 논점에 한해서만 확인하는 질문을 해야 하며, 질문자 측에서 새로운 논점을 제기할 수 없다.

반박: 각 팀의 (을) 팀원이 각 팀의 입장과 근거를 제시하는 단계. 앞선 입론 단계에서 표명된 팀의 입장에 대하여 보완하는 단계이다. 앞선 상호질의응답 과정에서 자신의 팀에 주어진 질문에 대한 반박을 포함할 수 있다. 또한 입론에서 제시한 논점에 더하여 새로운 논점을 추가하여 자신의 입장을 세울 수 있다.

자유토론: 입론에서의 논점, 반박에서 새로 제기된 논점을 합하여 이루어진다. 각 팀의 (갑), (을), 즉 모든 팀원들이 참여하는 쌍방향 토론.

최종 발언: 입론, 상호질의응답, 반박, 자유토론 단계에서 드러난 각 팀의 입장을 통합하여 발언하는 단계. 발언시간의 공평성을 위하여 각 팀의 (을)이 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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